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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3 [해외단편] 인육속에 묻힌 야광주

인육(人肉) 속에 묻힌 야광주(夜光珠)

L.J.비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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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줄기로 들어가기 전에 나의 내력을 잠깐 이야기하려한다. 나는 원래 보석 도적이었다. 그런데 어느 사건으로 경찰의 손에 잡혔다가 개심을 한 뒤로부터는 도리어 ‘재거맨’ 탐정의 부하가 되어 충실하게 일을 보아오는 중이다. 내가 본시 보석 도적이었던 만큼 보석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이 많으므로 그것을 이용하여 많은 보석 도적을 체포한 일이 있다. 이 이야기도 그 중의 하나이다.


*


하인이 가지고 들어온 ‘머틀 캐드맨’이라는 명함을 보고 나는 “흥 마이너스 까닭으로 왔구나”하고 즉각하였다. 사실 말하면 만나보고 싶지가 아니하였다. 그것은 불쾌한 3년 전의 기억 4인조 일단의 보석전문의 도적이었었다. 머틀 캐드먼이라는 자가 그 중의 하나였었고 액튼 도에스라는 게 나였다.

경찰의 손에 잡히어 개심을 하여가지고 재거맨 탐정의 부하가 되기 전의 나는 그 4인조의 타락한 중에도 제일 타락된 사람이었었다. 그리고 좀 부끄러운 말이나 나는 캐드맨의 아름다운 얼굴에 적지 아니한 정을 끌리고 있었다.

3년이 지나는 동안에 나는 그를 있는 줄을 모르게 잊어버렸다. 그런데 갑가기 그의 방문을 받고 나니 묵은 상처를 다치는 것 같아서 나는 그를 만나지 아니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그는 분명히 마이너스 야광주 사건으로 왔으리라고 생각하니 좀 만나보고도 싶었다.

그때에 한참 유명하던 마이너스 대좌(大佐)가 비장하여 둔 야광주를 누구인지 훔쳐가 버린 것이 바로 몇 주일 전 일이었다. 그 야광주가 유명하고 값이 많은 만큼 경찰의 재거맨 탐정은 밤낮없이 수색을 하면서 나에게도 그 조력을 시키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잃어버린 야광주는 끝이 없는 바다 밑에 가라앉은 것처럼 종적이 묘연하였다. 그래서 나도 마음이 매우 초조하던 판이라 불쾌는 하지만 캐드맨을 만나보기로 하였다.

그가 방으로 들어올 때에 에로틱한 향내가 나의 코를 쏘며 모자 앞가리개로부터 늘어뜨린 엷은 베일에 싸인 그의 얼굴은 옛과 다름없이 매력과 요염한 자태가 그대로 갖추어 있었다. 

“무슨 특별한 일이 계십니까?” 하고 나는 아주 은근하고도 상냥하게 물었다. 그는 문을 자주 돌아보며

“저― 마이너스 야광주 사건으로 좀 뵈러 왔습니다. 당신은 지금 그 야광주를 찾으려고 하시지요? 그렇지만 그런 헛수고는 그만 두세요. 아무리 애를 쓰셔도 당신의 손으로 돌아오지는 못할 터이니까요.” 하는 그의 말소리는 적의와 반항을 머금고 점점 높아졌다. 나는 일부러 침착한 체 하느라고 꺼지지도 아니한 여송연에 불을 붙이면서 물었다.

“혹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당신에게서 그러한 충고를 듣는다는 것은 매우 의외인데요? 하필 그만쯤 한 것을 가지고 옛 동간을 찾아와서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나는 당신이 공연한 헛수고를 하시지 말라고 충고를 하러 온 것이에요.” 하고 그는 침한 태도로 말을 하면서 똑바로 나를 건너다 보았다.

“그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말씀이에요.” 하고 나는 다시 물었다.

“네, 말씀하지요… 그 야광주를 누가 훔쳐갔는지 아시겠습니까? 우리가 훔쳤어요. 그것은 너무 자세히 이야기해드릴 수는 없습니다마는 하여간 내가 수중에 넣은 것만은 사실이에요. 결코 거짓말이 아닙니다. 훔치는 데는 애도 무척 쓰고 어려운 일도 여러 번 겪었어요.”

“우리라니요? 그러면 당신이 혼자서 훔친 것이 아니라 동료가 있었다는 말씀이지요? 옛날의 동료…….”

“옛날 동료하고도 벌써 손을 끊었습니다. 이번 일은 다만 한 사람의 새 동료하고 한 것이에요. 그 새 동료라는 이는 당신도 아시겠지만 레온 리온삭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무심코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것을 보고 그는 승리나 한 듯이 입모습에 미소를 띠우고 다시 말을 하였다.

“물론 당신도 리온삭을 아시지요?”

“뭐 나는 이름만 들었을 뿐입니다. 내가 만일 전날의 ― 개심하기 전의 액튼 도에스일 것 같으면 혹 그의 이름을 듣고만이라도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했겠지요. 좌우간 당신은 좋은 동료를 얻으셨습니다. 그 사람은 범죄 대왕이라고 할 만큼 교묘하고 대담하니까요. 그러나 인제 보십시오. 오래지 않아서 그 큰 고기가 경찰의 그물에 걸릴 테니까.”

이 말에 그는 깔깔 웃었다. 그 웃음에는 나의 신경을 꼬집는 조소가 품겨 있었다. 나는 지지 아니하고 비꼬아서 말을 하였다.

“그러면 당신은 이 사건에 레온 리온삭이라는 대적(大賊)이 참례를 했으니까 마이너스 야광주를 도저히 찾아내지 못한다는 말씀이지요? 그런 말을 해 주려고 일부러 찾아오시다니 매우 친절하십니다 그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을 단념하실 당신도 아니요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원래 그 야광주를 훔치려던 것은 내가 생각해낸 것이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마이너스 대좌의 따님과 결혼을 하시게 되었지요?”

나는 깜짝 놀랐다. 대관절 이 여자가 어디서 그 소식을 들었을까?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이상하게도 젊은 핏기운이 피어올랐다.

“더 자세히 말씀해 보십시오. 나는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야기하지요. 우리는 그 야광주를 훔쳐가지고 아주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 야광주를 찾으러 든다는 말을 듣고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 같으면 기어코 찾아낼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 때에는 당신은 죽지 아니하면 아니 됩니다. 그것이 나에게는 마음이 괴로워요. 그래서 당신더러 그 수색을 단념해 주시라는 것이에요. 아니 그것보담도 경찰의 방침을 딴 방면으로 돌려놓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 청을 아니 들어주시면 나는 당신이 전과자라는 것을 당신의 약혼자인 마이너스 대좌의 따님에게 말을 할 테야요.”

이렇게 말은 했으나 그는 나의 시선을 피하여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갑자기 반항하는 소리로 “당신에게는 그렇게 해도 관계치 아니하겠지요?” 하였다.

나는 단연코 결심을 하였다.

“네, 관계치 아니합니다. 한 번 결심한 것은 어떠한 위협이 있더라도 나는 아무렇지도 아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내가 한 말을 당신은 신용치 아니하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런 말은 나의 귀에 들어오지 아니합니다.”

“네, 이만치 말씀을 해도 듣지 아니하셨지요? 그러나 나중에 후회는 하지 마십시오.” 하고 그는 문 밖으로 나아가려고 하였다. 나는 급히 그를 불러들여가지고

“잠깐 기다리십시오. 당신네는 이미 우리 수중에 엉켜 들었다는 것을 말해 둡니다. 당신은 내 앞에서 당신네가 마이너스 야광주를 훔쳤다는 것을 자백했지요? 하물며 탐정의 부하 앞에서… 만일 내가 지금 재거맨 탐정에게 전화를 걸어서 당신을 체포하면 어쩔겁니까?”

“네, 그것은 재량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그 때에는 당신도 나와 한 가지로 절망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나는 현재에 있어서 조금도 부끄럽지 아니한 몸입니다. 편지를 마이너스 대좌의 댁에 하려거든 그것은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고 우선 전화로 하십시오 그려… 자 ― 내가 밀리센트 양을 불러 드리지요.”

나는 대좌의 집에 전화를 걸고 나의 약혼자인 밀리센트 양을 불렀다. 그 동안이 약 삼십 초 밖에는 아니 되는데 그는 평온한 체 하고 있기는 하나 얼굴에는 핏기가 없이 창백하였다. 그 새에 밀리센트 양이 전화 앞으로 나왔다.

“여보세요, 밀리센트 양입니까? 네, 지금 나한테 어느 부인이 왔는데 당신한테 무슨 말을 하겠다니가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나는 그를 돌아보며

“밀리센트 양이 나왔습니다. 이야기 하십시오.” 하고 수화기를 내어 주었다.

그는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그의 손은 이상하게 떨렸다. 그러면서 그는 수화기를 그의 조그만 귀에 대었다. 나는 무섭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면서 고요히 여송연을 피웠다. 그때 갑자기 짜그락 소리가 들리며

“아! 당신은… 당신은 비겁합니다.” 하고 울며 부르짖는 그의 소리가 들렸다. 그는 몸을 뒤틀면서 고민하는 것이 방금 쓰러질 것 같았다. 그것을 붙들어 주려고 가까이 가는 나의 손목을 꽉 흐트려 쥐었다. 그는 대리석 같이 해쓱하여진 입술을 열어

“나는… 나는” 하며 혼잣말같이 목을 흐느끼었다.

이 경이의 순간 ― 그의 고민과 나의 고민이 절정에 이르른 순간 ― 에 나는 그가 나와 밀리센트 양 사이에 성립된 약혼을 방해하려는 연극이나 아닌가고 생각하였다. 나는 격렬한 혼란을 느끼면서 나의 팔에서 몸을 일으키는 그에게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만쯤한 연극으로 마음을 바꿀 내가 아닙니다.” 하고 냉냉하게 말을 하였다. 그런즉 그는 애원하듯이 눈물을 흘리며

“여보세요 나를 제발 구해주세요. 제발 나를 당신과 같은 바른 길로 구해내 주세요. 당신밖에는 힘을 입을 곳이 없습니다.”

그는 장갑을 긴 손으로 자기의 목을 누르며 소리를 느끼어 울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넉넉히 알 수가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매 나는 몸서리가 끼쳤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흐느끼며 말을 하였다.

“당신은 죄의 구렁에서 헤어 나왔습니다. 당신은 그 죄의 구렁에 나 혼자만 남기어 두었습니다. 나도 구해내 주세요. 나는 아무리 몸부림을 하여도 내 힘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주위의 힘이 너무 큰 까닭이어요. 얼마나 내가 괴로워하는지 당신은 아십니까? 죄로 수를 놓은 과거, 허위에 찬 현재, 광명이 없는 미래… 아! 나는 어찌하면 좋아요. 나는 지금 끊임없는 공포에 싸여 밤이면 꿈도 아니면서 감옥 문이 덜크럭 열리는 소리와 간수의 발소리를 듣습니다.”

그는 무서운 환영을 보지 아니하려는 듯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오랫동안 잊었던 감정이 이상하게도 또다시 나의 마음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당신은 그 속에서 떠나버리면 그만이 아닙니까?” 하고 물었다. 물론 평범한 말인 줄은 나도 알았다.

“그것이… 그것이 당신의 말입니까?  나는 지금 물 속에 빠져 있습니다. 당신이 손을 빌려주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나는 어찌할 수가 없어요.”

그는 구슬픈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다가 비틀비틀하면서

“나는 가겠습니다.” 하고 걸어 나갔다. 그 말소리는 싸늘하고도 구슬프게 나의 귀에 울리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우리들은 악운을 타고 났습니다.”

그는 다시 한 줄기 눈물을 두 볼로 흘렸다. 나의 마음은 한량없이 슬펐다.

“그러나 마이너스 야광주는 아무리 활동을 하셔도 당신이 찾아내지 못합니다.” 하고 문 앞까지 나아간 나에게 그는 말을 하였다. 

“그 보석에 대해서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리온삭은 표면상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사진기술이 아주 놀라우니까요. 어디라고 말씀해드릴 수는 없고 하여간 이 근처에서 1마일 가량 되는 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리온삭의 사진관 유리지붕이 새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집의 주인이 일꾼을 불러다가 지붕을 고치던 날 웬 손님이 리온삭을 찾아왔습니다. 그때에 야광주를 그는 몸에다 지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손님이 아무리 보아도 탐정 같아서 어디다가 숨겨야 좋을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의외의 사건 하나가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유리지붕 위에서 일을 하고 있던 인부가 어찌하다가 발이 미끄러져서 촬영장으로 떨어져가지고는 왼편 겨드랑이 밑에 유리조각으로 큰 상처를 내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리온삭은 외과수술을 잘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는 얼핏 달려들어 부상한 사람을 딴 방에다 누이고 상처를 꿰매어 주었습니다. 상처를 꿰매면서 그는 응접실에 있는 손님을 꼭 탐정으로만 알고 야광주를 감추려는 판인데 문득 생각하고 그 야광주를 가제에 싸서 그 사람의 상처 속에다 집어넣고는 꿰매어 두었습니다. 그 사람은 물론 그 때에 기절이 되었댔으니까.”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랍고도 의혹에 찬 눈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것 참 이상한 이야기로군요.”

“뭐 이 말을 꼭 믿으시라는 것은 아니니까 신용 여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기겠고…” 하며 그는 내가 반신반의하는 것을 좀 불만히 느끼는 듯하였다.

“좌우간 그 다음은 어찌 되었나요?”

“오래지 아니하여 그 인부는 정신을 차려가지고 자기가 유리에 다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퍽 놀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수술을 받고 난 뒤라 과히 아프지도 않고 해서 다음 날 다시 와서 약을 바르기로 하고 돌아갔습니다. 리온삭은 겨우 안심을 하고 나서 응접실에서 기다리던 손님한테로 왔는데 실상 알고 보면 그 손님이 탐정도 아니었습니다.”

“그러고… 그 인부는…?”

“그 인부가 어디론지 가 버리고 보이지를 아니해요.”

“응?! 웬일인가요?!”

“자기의 상처 속에 야광주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던지… 그렇잖으면…….

“그러나 사람이 저절로 없어져 버리는 법이야 있나요?” 하고 나는 너무나 이상한 이야기에 무심코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사실로 없어졌단 말씀이에요. 리온삭이 아무리 눈을 뒤집어쓰고 찾아다녀야 찾아낼 수가 없어요.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 사람이 야광주를 발견한 것 같은데 리온삭은 그럴 리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해요. 그의 말을 들으면 야광주를 숨겨둔 상처의 수술은 아주 교묘해서 아무라도 그것을 알지는 못할 것이라고… 그러나 그 사람을 찾아내어야만 문제가 해결이 될 텐데 당신이 될 수 있으면 그 사람을 리온삭보다 먼저 찾아보시지요.”

“아주 재미있는 사건인걸요.” 하고 나는 진정으로 흥미를 느끼었다. “물론 거짓말은 아니겠지요?”

“그러면요! 그러나 리온삭은 위험한 사람이니까 될 수 있으면 그 주위에 가까이 가지 마시고 또 아까 말씀한 경찰에 고발하신다는 그런 것은 그만 두십시오.”

“나는 당신을 괴롭게 할 거은 결코 아니하겠다고 여기서 맹세하겠습니다.”

이 말에 그는 나의 얼굴을 고요히 바라보다가 아무 말이 없이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 뒤에 이때껏 나는 그를 다시 만나보지 못하였다. 나의 눈에는 지금도 그의 아름다운 얼굴이 어른거리기는 하지만……. 생각건대 그는 헛된 행복의 그림자를 단념한 듯하다.


*


재거맨 탐정은 주먹을 부르쥐면서 소리를 질렀다.

“레온 리온삭이라면 범죄의 제왕이다. 그 전기뱀장어 같은 녀석을 묘하게 잡아넣을 사람은 지금의 경찰에는 없을 것이다.”

“마침 선생님의 말과 같이 묘하게 빠져나가는 사람입니다.” 하고 웃으면서 나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 선생님은 어떻게 하시렵니까?”

나는 탐정에게 머틀을 만났던 이야기를 전부 말했으나 차마 그 성명까지는 일러주지 못하였다.

탐정은 곰곰 생각하면서

“용이치 않은 일이다. 리온삭에게도 역시 용이치 않은 일이겠지… 그가 보통 도적놈이면 벌써 옛날에 붙잡혔겠지만 그의 행동은 그의 말과 한 가지 되어 맞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면밀하고 교묘한 사내가 어찌 그 인부를 놓쳤을가?”

“위험 경우기 때문에 놓친 게지요.”

“그 인부가 틀림없이 자기의 살 속에 그와 같은 야광주가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게야… 그래서 아무 말도 아니하고 그러한 횡재를 한 것을 다행으로 슬그머니 달아나 버린 게지…”

“대개 그렇겠지요.”

“그러나 리온삭은 단념을 아니 할 걸… 땅을 파헤치고라도 찾아낼 테야… 아마 신문광고를 이용하겠지.”

“아―니 리온삭은 그렇게 섣불리는 아니할걸요?”

하고 나는 반대를 하였다.

“그러나 그 밖에는 더 방법이 없지 않나? 나는 지금부터 신문 광고를 좀 조사해봐야겠군… 마이너스 야광주라는 것보담도 리온삭이라는 고기가 크니까…”

“재량대로 해 보십시오만은 헛수고일 것 같습니다.”

사실 재거맨 탐정은 실패를 하였다. 일주일이 지나 그를 찾아가니까 실패를 했다고 투덜거리기만 하였다. 나는 그에게 나의 계책을 이야기했다.

“내 계책을 들어보십시오. 리온삭 같은 큰 고기는 미끼가 없이는 낚여지지 아니합니다. 그러니까 저편의 광고를 기다리는 것보담도 우리가 광고를 내는 게 좋습니다.”

“광고를 내다니?”

“별 것이 없어요. 지붕 고치는 인부를 찾는 짧은 광고만 내면 그만입니다… 주소 성명이 분명치 못하나 어느 달 어느 날 ― 즉 보석을 잃어버리던 날로부터 행방불명이 된 것으로 하고… 그리고 그 인부는 어느 사진관의 지붕을 고치다가 미끄러져서 큰 부상을 당했는데 그 뒤로 간 곳이 없으니 아는 사람이 그를 찾아주면 사례를 하겠다고… 이렇게 광고를 내어 놓으면 리온삭이 볼 것 아닙니까? 보고는 하하 이 광고를 낸 사람은 마이너스 야광주에 관해서 인연이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호기심으로 찾아올 것이 아닙니까?”

“옳다 옳다… 자네 말이 그럴 듯 허이… 그러면 그 광고주는?”

“내 이름으로 해 두지요.”

“됐어 됐어… 광고를 보면 궁금해서라도 찾아올 터란 말이야. 자 ― 그러면 오늘 저녁 석간부터라도 광고를 내지.”

“네… 그래서 그가 찾아온다든지 부하를 보낼지도 모르나 하여간 면회를 하기 전에 선생님한테 전화를 걸어놓기로 하지요. 잘하면 그 당장에서 체포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것 참 썩 묘― 하다 그럴 거야…” 하고 탐정은 좋아서 날뛰었다.

“내가 전화를 걸면 곧 오셔야 합니다. 큰 모험이니까요.”

우리는 마주 앉아 애를 써가며 광고문을 작성하여 가지고 그날 석간에 광고를 내었다.

며칠이 지나갔으나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우리는 그래도 계속해서 광고를 내었다.

과연 일주일쯤 해서 돌연 문제의 인물인 리온삭이 나를 찾아왔다. 다행히 나는 집에 있었음으로 뛰는 피를 억제하면서 경찰서의 재거맨 탐정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마침 탐정이 집에 없고 사오십 분 지나지 아니하면 돌아오지 아니한다는 대답이 왔다.

나는 할 수 없이 돌아오는 대로 곧 와 달라는 부탁들 하여 놓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그와의 면회 시간을 길게 끌려고 하였다.

조금 있다가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바로 이어 그의 정체가 내 앞에 나타날 때에는 나의 혈관에는 터질 듯이 피가 뛰놀았다.

그는 조그마한 신사로 수염이 곱고 눈은 맑은 하늘과 같이 영롱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보통 사람보다 특별히 다른 점이라고는 없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하고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은근히 인사를 하고 나서 의자를 권하였다.

“네, 좋습니다.” 하고 그도 은근히 대답은 하나 앉으려고는 아니하였다. 다만 그러고 무엇인지 이상스러운 듯이 나의 얼굴을 쓰윽 바라보았다. 그는 분명 광고가 처음 나는 날부터 나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었던 게다.

“그 광고 내신 것을 보았는데…” 하고 수염을 만지면서 하려던 말을 급히 끊었다.

“네, 그 광고를 보고 오셨습니까?” 이렇게 대답하는 판에 전화가 왔다. 재거맨 탐정이나 아닌가? 그일 것 같으면 전화를 건다던가 꾸물거릴 리가 없었다.

그때 경우에 나는 리온삭에게 등을 향할 수가 없었으므로 전화를 받지 아니하였다. 그것을 눈치 챘는지 그는 숭글스럽게 웃으면서  

“전화가 왔습니다.”하고 주의를 시켜주었다. 

“관계치 않습니다. 두어 두십시오.”

그는 또 싱긋 웃었다. 

“그렇습니까…”하고 그는 외투 포켓 속에 두 손을 집어넣고 아무렇지도 아니한 듯이 이야기를 하엿다. “나는 어디선지 당신을 한 번 본 듯 한데요?”

“확실히 그렇습니다.” 하고 나는 대답하였다. 

“나의 사진관에서 본 듯한데요.”

“물론 그럴 것입니다.”

“그때에 당신이 미끄러져서 우리 지붕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네… 그때야말로 경을 톡톡히 쳤습니다.”

“그래, 그래! 알았다. 인부로 가장하고 나의 집에 들어 온…….

“틀림없습니다. 그 때의 인부가 즉 나입니다.”

그는 숨이 막히는 듯이 “응…” 하였다. 격렬한 전화 벨소리는 그 때에 이미 그쳤었다. 

“그래 그 때의 상처는 어찌 되었습니까?”

“염려하신 덕으로 다 나았습니다.”

“그건 잘 되었군요. 나는 퍽 걱정을 하면서 당신을 찾아 다녔지요? 그 때에 당신은 수염을 기르셨지요? 지금 보니까 10년은 젊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상처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아니합니까? 살이 뻣뻣하지나 아니해요?”

“약간 그렇지 아니한 것도 아닌데 다시 간단한 수술을 받고 나서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응?! 아무렇지도 않다!?”

“자 ―보십시오.” 하고 나는 포켓 속에서 한 장의 종이쪽을 꺼내어 그에게 주었다. 

그가 종이쪽 위에 시선을 내려트릴 때에 도어 핸들이 가볍게 움직였다. 탐정이 온 게지… 하고 나는 속으로 안심하였다. 

리온삭은 갑자기 소리를 높여 읽기 시작하였다. 

“나는 액튼 도에스 씨의 청으로 씨의 지시를 따라 조그마한 상처를 수술하였고 그 속에서는 한 개의 야광주를 꺼내었다… 의사 존 게팅”

그는 종이쪽을 손에서 떨어뜨렸다. 그의 눈은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도에스 씨의 청으로…랬으니 그러면 당신은 그 속에 야광주가 들은 줄을 알았습니다, 그려?”

“네… 어느 기회에…”

“응… 그 년이 이야기를 했구나! 그 년이지요?”

“절대로 누구라는 것은 말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생명은 내가 얻어 가겠습니다.”

그 때에 나는 포켓 속에 집어넣은 그의 손에서 피스톨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그러지 말고 마음을 진정하구려… 우리 선생님 재거맨 탐정과 부하가 지금 당신의 뒤에서 대령하고 있으니까요.” 이 말에 그는 으르렁거리며 덤벼들었다. 동시에 네 사람의 굳센 여덟 개의 팔이 그의 팔을 움켜 쥐이고 수갑을 채웠다. 


한 시간 뒤에 나는 탐정에게 노란 마이너스 야광주를 내어 주었다. 게팅 의사의 증명서와 겨드랑의 상처가 없으면 아무도 나의 이야기를 정말이라고 믿지는 아니할 것이다. 

사실 나는 머틀이 와서 이야기를 하기 전부터 리온삭을 의심하여 왔다. 그럼으로 그와 공부하고 있는 머틀이 방문 온 것을 보고 그가 마이너스 야광주 사건으로 온 것이라고 짐작한 것이다.  

전부터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리온삭의 집안을 뒤져 보려고 하던 차에 다행히 유리 지붕을 고친다는 말을 듣고 인부로 가장하고 뛰어 들어간 것이었었다. 그러다가 발이 미끄러져서 하마터면 죽을 뻔하였고 그것이 또 다행으로 내 살 속에 야광주가 기어 들어오게 된 것이었었다. 그것도 머틀이 와서 이야기를 해 주기 전에는 꿈에도 생각지를 못 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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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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