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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6 명탐정 열전 ⑦ 페리 메이슨

페리 메이슨(Perry Mason)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무래도 형사, 사립탐정 등 사건과 직접 마주치는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이들 못지 않게 범죄 사건과 마주칠 수 있는 직업으로는 먼저 변호사를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변호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캘리포니아의 변호사 페리 메이슨을 첫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인 가드너에 의하면 그의 인상은 다음과 같다. “그는 듬직한 인상을 준다. 살이 쪄서 듬직한 것이 아니라 다부지고 힘있는 듬직함이라고 할 수 있다. 넓은 어깨, 빈틈없는 얼굴, 그리고 인내력 있어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다.”(사실 이런 인상은 체격에서 약간 차이가 날 뿐 작가인 가드너의 자화상과도 같다)

 

TV 시리즈로 제작된 페리 메이슨. 주연은 레이먼드 버.

 

  중년의 독신 형사 변호사인 메이슨은 문자 그대로 ‘꺾이지 않는 사나이’로, 자신이 맡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위험이나 협박에도 굴하지 않으며, 확신을 가지게 되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거는 배짱도 가지고 있다. 


  메이슨의 사건 해결 방식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무죄면 무죄, 유죄면 유죄를 확증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일단 직접 나서는 편이며, 경찰보다 앞서서 사건 현장에 뛰어들 때도 있다. 때로는 의뢰인에게 고압적이거나 거친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사건 전체를 보면서 충분한 숙고 끝에 나온 행동이 대부분이다. 어쨌든 죄없는 의뢰인이라면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겨도 좋을 만큼 확실한 변호사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페리 메이슨 시리즈 작품들의 패턴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미스터리 평론가 러셀 나이는 페리 메이슨 시리즈의 패턴을 다음과 같은 일곱 단계로 분석했다. 


  1. 사건을 의뢰받는다 → 2. 메이슨이 조사에 나선다 → 3. 의뢰인이 무고하게 체포된다 → 4. 메이슨은 여전히 조사해 나간다 → 5. 재판이 시작된다 → 6. 메이슨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다 → 7. 법정에서 진범이 밝혀진다.


  이런 단순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이 어째서 그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바로 그 단순한 형식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항상 기발한 아이디어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작가인 가드너의 경력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작가생활을 시작한 가드너는 하드보일드 탐정과 흡사한 성격의 페리 메이슨이 기묘한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게 만들었으며, 변호사의 경력을 살린 법정에서의 한바탕 대결 장면은 여타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재미였던 것이다.


  다양한 조연급 인물들도 메이슨 시리즈의 재미를 더해준다. 메이슨을 사모하는 미인 여비서 델라 스트리트는 머리 좋고 유능하며, 헌신적이고 눈치도 빠른데다가 사람 보는 눈이 날카로워 메이슨도 언제나 조언을 구할 정도. 그리고 메이슨 대신 궂은 일을 맡아 조사하는 사립탐정 폴 드레이크가 있다. 그는 도무지 유능할 것 같지 않은 외모를 지녔지만 미행에 뛰어나며 맡은 일은 반드시 해 낼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정 조연 중에는 동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사건건 메이슨과 법정에서 대결하는 지방검사 해밀턴 ‘햄’ 버거가 바로 그런 인물. 그는 악당은 아니지만 엉뚱한 사람을 체포했다가 법정에서 메이슨에게 항상 패배하는 인물로서, 언젠가는 빚을 갚아주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아쉽게도 능력이 부족해 독자는 그가 승리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컬러 TV 시대에 다시 제작된 페리 메이슨 시리즈. 역시 레이먼드 버가 주연을 맡았다.

 

  페리 메이슨 시리즈는 책 뿐만 아니라 레이먼드 버 주연의 TV시리즈도 대단한 인기를 얻어 오랜 동안 방영되었으며, 가드너 사후에는 미스터리 작가 토머스 체스테인이 가드너 미망인의 허락을 얻어 몇 권의 책을 발표하기도 할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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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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