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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1 추리소설의 참고도서들 ② 추리소설 역사서 (1) (1)

추리소설 참고도서 중 먼저 소개할 분야는 추리소설사(史), 즉 역사책(General Histories)입니다. 

어떤 순서가 좋을까 생각해보다가 딱딱한 것부터 먼저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역사책부터 시작합니다.



추리소설 역사책이란, 설명이 굳이 필요없겠지만 추리소설의 역사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읽으면 되는 거지 무슨 역사까지 따져보나 싶기도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누가 처음 썼는지, 어떤 작가가 등장해서 발전시켜왔는지, 또 우리나라 최초의 작품은 무엇인지 이것저것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고 학술 연구에도 도움이 되니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문헌입니다. 우선 서양쪽부터. (단, 여기 소개하는 책들 이외에도 더 있습니다만, 일단은 제가 가진 책만 소개를...)


* 1941년 출간된 하워드 헤이크래프트(1905~1991)의 <Murder for Pleasure: The Life and Times of the Detective Story>는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사 중 하나입니다. 번역판은 없습니다만 <오락을 위한 살인>이라는 제목으로 종종 언급되는 책이지요. (출간년도는 에드거 앨런 포가 <모르그 거리의 살인>을 발표한 1841년에서 딱 1백년째 되는 해입니다. 같은 해 엘러리 퀸은 1백년간의 걸작 단편들을 엮어 <101년간의 오락>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줄리언 시먼스가 <블러디 머더>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 작가들에게 치우친 면이 있고, 또 개정판도 나오지 않아 오래된 감이 있지만, 포에서부터 1930년대 후반까지의 영미권 추리소설의 역사서로는 여전히 좋은 책입니다. 또한 책의 후반부에는 추리소설 법칙과 비평 이야기, 추리소설의 미래, 추리소설 관련 퀴즈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30년이 지난 1972년, 영국 추리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줄리언 시먼스(1912~1994)가 <블러디 머더: 추리소설에서 범죄소설로의 역사 Bloody Murder: From the Detective Story to the Crime Novel>(김명남 옮김, 을유문화사)를 발표합니다. 서구 추리소설사로서는 <오락을 위한 살인>과 쌍벽을 이루고 있지요. <오락을 위한 살인>이 2차대전 전까지의 역사를 다룬 것에 비해 두 차례 개정판(1983, 1993)까지 나오면서 1990년대 초반까지의 서구 추리소설 역사를 한층 더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쁘게도 훌륭한 번역판이 나와 있으니 어렵지 않게 구해 볼 수 있는 책이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한글 번역판, 원서, 일본어 번역판)


* 마틴 프리스트먼이 엮은 <The Cambridge Companion to Crime Fiction>(2003)은 여러 필자(대부분 대학 교수)들이 집필에 참여한 20세기를 마무리하는 역사서입니다. 내용은 18세기 범죄소설, 뉴게이트 캘린더, 포에서 체스터튼에 이르는 단편추리소설, 프랑스 추리소설, 황금기, 사설탐정, 스파이소설, 스릴러, 전후(戰後) 미국 경찰소설, 전후 영국 범죄소설, 여성 탐정, 흑인 작가, 영화와 TV, 탐정소설과 문학 등입니다. 




* 프랑스에서도 추리소설 역사책이 많습니다(제가 읽지 못할 뿐이지요...). 페레이룬 호베이다(1924~2006)의 <Historie du roman policier>(1965)는 도입부에서부터 추리소설의 원조가 중국의 디 공(公)이라는 참신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역사가 아닌, 프랑스 작품들을 많이 언급하면서 새로운 각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번쯤 볼 만한 책입니다. 호베이다는 본업이 문학평론가는 아니고, 이란 출신의 외교관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1940년대 외무부에 들어간 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1948년 소르본 대학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받았고, 1970년대에는 이란 주 유엔대사를 역임했습니다. 아마도 유학시절에 추리소설을 관심을 가졌던 것 같네요. 번역판은 없고, 프랑스판 대신 일본어판을 구해서 보았는데, <추리소설의 역사는 아르키메데스에서 시작되었다>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출간되었네요.


* 일본인이 쓴 프랑스 추리소설 역사서도 있습니다. 마쓰무라 요시오(1918~1992)의 <괴도 대 명탐정: 프랑스 미스터리의 역사 怪盗対名探偵 フランス・ミステリーの歴史>(1985)입니다. 18세기 신문연재 소설에서 현대 추리소설까지 거의 프랑스 작품 위주로(다만 일본에 번안된 작품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이어지는데, 추리소설 전문지 <환영성(幻影城)>에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확장시킨 저작입니다. 1986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평론부문 수상작이지요. 묘한 공통점이랄까, 페레이둔 호베이다처럼 마쓰무라 요시오 역시 외무부에 들어가 외교관으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리소설의 역사는 아르키메데스에서 시작되었다>(왼쪽), <괴도 대 명탐정>


* 이탈리아의 역사서도 소개합니다. 스테파노 벤베누티와 지안니 리조니 공저 <Il romanzo giallo: Storia, autori i personaggi>(1980)인데, 이탈리아어는 까막눈이라 영어 번역판 <The Whodunit: An Informal History of Detective Fiction>을 구해서 보았습니다. 역시 추리소설의 기원에서부터 시대적으로 영미권과 프랑스 추리소설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은 에드워드 D.호크가 쓴 2차대전 이후 영미권 역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아마 영어 번역판에만 있는 것 같습니다). 앞에 언급한 책들과는 달리 거의 매 페이지마다 사진과 삽화가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추리소설은 중요하게 다루질 않아 좀 아쉽네요.


* 독일의 추리소설 역사서로는 발트라우트 보엘러(1920~2004)의 <Illustrierte Geschichte der Krimimalliteratur>(1984)가 있는데, 여기서는 영어 번역판인 <The Literature of Crime and Detection: An Illustrated History from Antiquity to the Present>(1984, 브루스 캐시디 재편집)을 소개합니다. 헤로도투스에서부터 중세 유럽, 16~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추리소설의 역사를 조망하며, 영미권과 프랑스 추리소설의 흐름이 주종이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소련의 작가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도 흥미로운 사진과 삽화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 에르네스트 만델(1923~1995)의 <즐거운 살인: 범죄소설의 사회사 Delightful Murder: A Social Historie of the Crime Story>(1984)는 우리말로 출간된 첫 역사서인 것 같습니다. 번역판이 출간된지 벌써 15년이 넘었네요(이동연 옮김, 이후출판사, 2001년). 맑스주의 경제학자가 범죄소설의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문학적인 흐름보다 사회적 흐름에서 본 추리소설의 발전과정을 분석했다는 참신한 면을 가진 저작이지요. 



* 펄프 잡지의 역사를 다룬 <Danger is My Business: An Illustrated History of the Fabulous Pulp Magazines 1896-1953>(1993)은 미국 펄프잡지의 권위자인 리 서버의 저작입니다. 펄프 잡지의 탄생과 펄프 시대의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화려한 칼라 화보와 함께 다루고 있는데, <블랙 마스크>등의 추리소설 잡지이외에도 SF, 판타지 잡지까지 모두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구쪽 역사서는 조금 더 있습니다만 '커피테이블 북'이라는 분야에 포함시켜야 해서 이 정도로 줄이고,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추리소설 역사서를 소개하겠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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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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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30 0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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