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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16 추리소설의 참고도서들 ④ 추리소설 역사서(3)

역사서 소개의 마지막으로 일본 쪽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추리소설의 인기가 높은 나라여서인지 오래 전부터 여러 저자에 의해 꾸준히 출간되고 있습니다. 번역가이자 문학연구자였던 야나기다 이즈미(柳田泉, 1894-1969)가 1938년 출간한 <수필 메이지 문학(随筆 明治文学)>에서 번역문학과 탐정소설 출판 역사를 다루었으니, '역사책의 역사'도 꽤 오래된 셈입니다. 서구 역사서와는 달리 일본 역사서는 잡지 연재를 엮은 책이 눈에 많이 뜨입니다.



*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 1894~1965)는 여러 방면 - 창작, 평론, 전문지 출간, 협회 창설 등- 에서 일본 추리소설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는데, 역사서 방면에서도 <탐정소설 40년(探偵小説四十年)>(1961)으로 한 획을 긋고 있습니다. 란포는 1949년 잡지 <신청년>에 <탐정소설 30년>이란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는데, <신청년>이 폐간되자 다른 잡지 <보석>으로 옮겨 <탐정소설 35년>으로 제목을 바꿔 1956년까지 12년 동안 연재했습니다. 그라고 1961년 단행본으로 나올 때 4년 남짓 동안의 일을 덧붙여 <탐정소설 40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30년, 35년, 40년은 그가 작가로 나선 이후의 세월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사실 <일본 미스터리 사전>(2000) 등에서는 이 책을 역사서로 분류합니다만, 본인이 '기록체 자서전'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자기 중심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 전체를 다룬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약간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인기작가였으며 오랫동안 추리문학계의 중심에 있었던 그의 회고, 즉 작가로서의 인생 자체가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탐정소설40년>. 1970년 에도가와 란포 전집으로 재출간.


* 일본 추리문학계에서 평론가로 활동했고 제1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자(수상작은 <탐정소설사전>(1955). 당시는 신인작가 공모상이 아니었습니다)이기도 한 나카지마 가와타로(中島河太郎, 1917-1999)의 <일본추리소설사(日本推理小説史)> 역시 잡지 연재물을 엮은 저작입니다. 1959년 <별책 퀸 매거진>에 4회 연재 후 폐간되어 <보석>으로 옮겨 다시 연재하여 1권이 1964년에 출간되었는데, <보석>을 비롯해 <추리계>, <추리문학>, <환영성> 등 연재한 잡지마다 폐간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뒷부분은 책으로는 나오지 않았는데, 1990년대 들어와서야 도쿄소겐사를 통해 두 권이 더 출간되었습니다(1994년 2권, 1996년 3권). 1950년대 이전까지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약간 아쉽지요. 일본의 작품뿐만 아니라 초기 외국 추리소설 수용사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본추리소설사>(1964)


* 읽는 재미만으로 따지자면 야마무라 마사오(山村正夫, 1931~1999)의 <추리문단전후사(推理文壇戦後史)>를 최고로 꼽을 만합니다. 17세에 추리소설가로 데뷔했고, 탐정작가클럽(일본추리작가협회의 전신)의 유일한 20대 작가였을 정도로 일찌감치 선배 작가들과 교류한 덕택에 이런 생생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책도 역시 잡지에 연재한 것을 엮은 것인데, 모두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통해 2차대전 이후 일본 추리문학계의 흐름을 그리고 있습니다. 1권은 1973년, 2권은 1978년, 3권은 1980년, 4권은 1989년에 나왔으며 다행히 연재한 잡지 <소설추리>가 건재한 덕택에 옮겨다니는 수난은 겪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작가들이란 정말 별난 사람들이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 같을 정도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실려 있습니다.


<일본추리문단전후사> 1~4권


* 문예평론가인 이토 히데오(伊藤秀雄, 1925~)는 <메이지의 탐정소설(明治の探偵小説)>(1986), <다이쇼의 탐정소설(大正の探偵小説)>(1991), <쇼와의 탐정소설(昭和の探偵小説)>(1993), <근대의 탐정소설(近代の探偵小説)>(1994) 등 일련의 초기 추리소설 역사를 다룬 책을 집필했습니다. 이들 중 <메이지의 탐정소설>은 1987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평론부문상을 수상했지요. 이들 중 <근대의 탐정소설>은 앞의 세 권을 집약했다고 볼 수 있는 책인데, <일본의 탐정소설>(유재진 외 옮김, 도서출판 문, 2011)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판이 나와 있습니다. 다만 작가와 작품해설 위주라 좀 딱딱한 편이고, 서구 작가 이름 표기에 다소 오류가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네 권중 <다이쇼의 탐정소설>이 빠졌습니다 ㅠㅠ


* 하세베 후미치카(長谷部史親, 1954~)의 <일본 미스터리 진화론-이 걸작을 놓치지 마시라(日本ミステリー進化論-この傑作を見逃すな)>(1993)은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 일본 추리소설의 현재를 다루고, 2장에서는 일본 추리소설의 과거 역사를 다룬 다음 3장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작가 27명과 그들의 대표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 전체에서 역사 관련 부분인 1, 2장은 1/3 정도로(약 150페이지), 간단하게 읽을 만합니다.

* 군더더기 없이 간결, 명확하게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를 알아보는데는 야마마에 유즈루(山前 譲, 1956~)의 <일본 미스터리의 100년(日本ミステリーの100年)>(2001)이 최고입니다. 처음부터 문고판으로 나온 작은 책이지만 크기와 달리 내용은 대단히 알찹니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간 1년 단위로 끊어 추리문학계 및 사회적 사건 연표, 해당 년도의 우수한 작품 추천, 각종 수상작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으며 1년도 빠짐없이 흐름을 깔끔하게 정리한 내용 덕택이 이것 한 권만 읽으면 일본 추리소설 역사를 거의 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고하라 히로시(鄕原宏, 1942~)의 <이야기 일본 추리소설사(物語日本推理小説史)>(2010)도 제목처럼 일본 추리소설 역사를 '이야기'처럼 엮어간 책입니다. 잡지 <소설현대>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으로,  일종의 문학사(文學史)이면서도 논문이나 학술서 분위기가 아닌, 딱딱함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24장)인 '쇼와에서 헤이세이로'에서는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가 아주 간결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각 장마다 참고문헌이 따로 나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색인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역사서들이 있고, 많은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은 정말 부럽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어서 이에 못지 않은 책이 나오길 기대할 따름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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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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