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책 소개하기가 좀 민망합니다만...

추리소설을 쓰는 친한 후배와 함께 작업한 <조선의 명탐정들>이 나왔습니다.

작년 가을, 술 마시다 떠오른 가벼운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던 작업이 막상 출간까지 이어지니 기분이 묘하네요.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는 역사 미스터리라고 생각하시면 될듯요. 신문 스타일의 표지와 먹선을 이용한 일러스트가 참신한 느낌을 줘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서지 정보는 알라딘에서 퍼왔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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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연산군이 명탐정이었다? 조선에 투캅스가 있었다?
세종대왕에서부터 정약용까지
조선시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살펴보는 조선의 명탐정들.

실록과 역사서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강력 사건을 해결한 실존인물들을 재조명한 『조선의 명탐정들』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사건의 정황을 보고로만 듣고도 진실을 파헤친 세종대왕, 절대 권력자의 보호 아래 탈법적 존재로서 지위를 남용하며 살인을 저지른 이를 끝까지 추적한 이휘와 박처륜, 희대의 폭군이었으나 천재적인 두뇌로 사건을 꿰뚫어본 연산군, 정조의 명에 따라 미해결 사건 91건을 조사했던 정약용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에 실제 벌어졌던 사건과 이를 끝까지 추리해냈던 16인의 명탐정들을 소개한다. 책은 각 13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소설로 재구성한 사건의 도입부, 당시 시대상과 역사적 전후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한 본문, 그리고 가장 비슷한 외국 명탐정들을 비교한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어 소설적 재미와 역사서를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는 『암살로 읽는 한국사』, 『조선전쟁생중계』 등 역사 논픽션을 비롯하여 역사소설을 집필한 경험을 살려, 『신주무원록』, 『흠흠신서』 등 꼼꼼한 참고문헌을 토대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사건 정황, 추리의 방식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조선 시대에는 백성들이 억울함을 느끼면 하늘이 노한다고 생각했다. 억울함에도 종류가 있겠지만 그 중에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거나 가족이나 친구가 죽었는데 범인을 잡지 못해서 비통해하는 경우도 포함될 것이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는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살인사건을 비롯한 범죄의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와중에 남들이 풀지 못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맹활약한 명탐정들이 존재했다. 연산군이나 정조처럼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의문점을 푸는 경우도 있었고, 이휘나 박처륜처럼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과 시신을 조사하고 범인을 지목한 관리도 있었다. 이 책에서는 부족하나마 그런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고 노력했다." -저자 서문 중

 

정약용과 셜록 홈즈

 

 

 

                                                                         정조와 피터 윔지 경


CSI를 방불케하는 조선 시대의 사건 추리 방법
조선시대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던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졌다. 『조선의 명탐정들』에서는 당시의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슬람권에서 명예를 위해 자신의 친족 여성을 살해하는 등의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지기도 하는데 조선시대에도 이런 일이 빈번했다. 본문 11장에서는 소박맞고 돌아온 여동생을 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를 받은 남자의 사건을 추리하는 정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첩의 간통 사실을 알게 된 친딸이 첩에게 죽임을 당했음에도 첩의 뱃속에 있는 아이 때문에 딸의 살인자를 두둔했던 양반의 이야기도 5장 연산군편에 나온다. 고리사채업자의 악랄한 수법도 소개된다. 빚을 제때 갚지 않으면, 죽기 직전의 노인을 문 앞에 버려두어 사망에 이르면 그 죄를 채무자에게 덮어씌운 후, 빚을 갚으면 풀어주는 방식이다. 또한 조선시대 최대 섹스 스캔들 당사자인 어우동의 가족에 얽힌 불운한 사건과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이유로 무고한 이를 살해하고 오히려 의녀 소리를 듣는 사건 등 진귀한 사건이 소개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어떻게 그 실체를 파헤칠까? 그간 조선시대에는 그저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 용의자를 붙잡아 장을 때리는 등 문초하여 죄를 자백받는다고 알고 있는 이가 많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도 CSI를 방불케 할 만큼 상당히 과학적인 기법이 많이 사용되었다. 우선 타살로 추측되는 시신은 기본적으로 세 차례 검시를 하였고, 타살일 경우 법의학서인 『신주무원록』을 토대로 꼼꼼하게 사건 정황을 추리했다. 이 방법으로 살해 도구나 사망 시간 등을 찾아내는가 하면, 심지어 익사자가 익사 전에 살해당한 후 물에 빠뜨렸는지, 목매 자살한 이가 죽임당한 후 위장되었는지 등도 파악해 낼 수 있었다. 때로는 용의자의 심리를 간파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범죄자를 잡기도 했으며, 마치 현대의 강력계 형사들처럼 다른 사건의 범죄자를 탐문하여 진범들을 잡아내기도 했다. 『조선의 명탐정들』에서는 이렇듯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기막힌 사건들과 이를 해결하는 놀라운 수사 기법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연산군과 아르센 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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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nosk 2013.12.04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학생인 조카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는데 적당한지요.

    • 추리닝4 2013.12.04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평소에 역사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괜찮을 것 같긴한데...멋진 일러스트가 들어있어 보기에도 지겹지 않고요. 다만,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 같은 반전, 트릭 위주의 결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듯해요. 걍 역사 속 사건 이야기라 좀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2. 필론 2013.12.18 2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출간을 축하합니다. 저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찌어찌하여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단편이 올라가게 됐습니다.



2009년 가을에 이어 두번째 입니다. 전직 형사와 기자가 테러범을 뒤쫓는 내용입니당~
부끄러운 수준입니다만 시간날 때 한번 들러 주시길요^^;

<밤의 노동자2>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4664&category_type=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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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론 2011.02.07 2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단편이 올라있군요. 밤의 노동자2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 허니문 차일드 2011.02.10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츄 원츄~ 이미 지난 해 읽어버렸다는... ㅋ



 

이 양반, 연 수입이 7천만 달러(약 841억원)에 달한답니다. 최근 포브스지 선정 가장 돈 많이 버는 작가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전자책을 1백만 권 이상 판매한 최초의 작가 되시겠습니다. 51편의 작품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인기 작품 대부분이 영화나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장르소설계의 거장입니다.


혹시 스티븐 킹? 
아닙니다. ‘왕 선생님’은 살짝 지치신 듯 수입 3위로 밀려났고요, 주인공은 바로 미국작가 제임스 패터슨(James Patterson)입니다
.



스릴러 작가 제임스 패터슨.


 

추리나 스릴러 소설 팬이 아니라면 그의 이름이 생소할 수 있겠지만 모건 프리먼이 경찰이자 범죄심리학자로 나오는 영화 <키스 더 걸>이나 <스파이더 게임>을 보셨다면 어떤 스타일의 글을 쓰는지 대충 짐작하실 겁니다. 60대의 나이에도 매년 두어 편 씩 꼬박꼬박 장편을 펴내고 청소년 소설에서 판타지, 로맨스까지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몇 안 되는 작가입니다.


그런데, 이 베스트셀러 제조기가 한국에서의 성적이 영 신통찮습니다. ‘세계 최고’ 명성에 흠집 날 정도랄까. 랜덤하우스에서 ‘여성 살인자 클럽’ 시리즈를 꾸준히 내고 있지만 독자 눈길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고, 외국 인기작품만 선별해 싣는다는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클럽’ 목록에는 최근 그의 작품들이 아예 빠져버렸습니다.

  
잘나가는 현대 스릴러 작가들을 보는 독자들 시선은 대개 비슷한데요, 데니스 루헤인은 사회성 짙은 주제와 심리 묘사가 강점이고 제프리 디버는 치밀한 구성과 반전/트릭의 고수. 마이클 코넬리는 느리고 어둡지만 묵직한, 느와르 삘 나는 범죄소설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향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제임스 패터슨에 대한 평가는 인색합니다. 그럭저럭 잘 읽히는 작가, 딱 그 정도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필살기가 없다는 얘기죠.


그러나 좀 더 뜯어보면 그의 작품은 스릴러의 정석이라고 할 만큼 장점이 많습니다. 대표적 인기 시리즈인 ‘여성 살인자 클럽’을 예로 보면, 전매특허인 서너 페이지 정도의 짧은 챕터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영화 장면처럼 눈앞에 휙휙 스쳐갑니다. 간결한 문장으로 결말을 향해 내달리는 과정은 긴박감 넘칩니다.

이미지의 시대에 텍스트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나 할까요. 작품 배경과 캐릭터 구축도 매력적입니다. 미항 샌프란시스코에서 강력반 형사, 검시관, 신문기자, 검사 4명의 커리어우먼이 똘똘 뭉쳐 연쇄살인과 납치, 테러 같은 ‘세상의 악’과 맞짱 뜬다는 설정, 통쾌하지 않습니까?
 

제임스 패터슨 원작의 영화 '키스 더 걸'. 모건 프리먼이 주인공 알렉스 크로스로 나온다.




그런데 왜 한국 시장에선 그의 작품이 먹히지 않는 걸까요.  

개인적 경험으로 유추해보면 우선, 정통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취향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 한방! 즉, 반적 강박증에 걸린 한국 독자들은 사건 전개 과정의 액션신에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는 모양입니다. 패터슨 작품 중 범인이 너무 일찍 드러나거나 마무리가 밋밋해 김빠지는 작품이 꽤 되긴 합니다.


둘째는 그가 다작을 한다는 점입니다. 시기 맞춰 작품을 쭉쭉 뽑아내다보니 당연히 작품 수준의 편차가 클 수밖에요. 개인적으로 <허니문>같은 작품은 ‘충격적 결말’이라는 홍보문구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비슷한 전개 패턴에 질리는 감도 있습니다.


또 하나, 주인공들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나 그 역할이 플롯과 착착 맞물려 돌아가지 않습니다. 네 여성의 직업적 전문성을 느낄 수 있는 묘사는 부족하고 사건 해결이 이들의 추리와 발품보다 우연에 기댄 경우도 있고요. 

국내 독자들은 전문적이고 지적인 이야기 좋아하잖습니까. 조선시대 배경의 팩션이라고 한 권 읽고 나면 왠지 역사 공부까지 덤으로 한 듯 뿌듯함까지 느끼니….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학 시리즈 ‘케이 스카페타’나 제프리 디버의 법과학 시리즈 ‘링컨 라임’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패터슨의 작품은 어정쩡합니다.
그 외에 지독히 미국적인 스타일에서 오는 이질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겠고, 공동 작업을 즐겨한다고 알려진 터라 파트너와의 미묘한 불균형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요.

국내에 출간된 제임스 패터슨 작품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제임스 패터슨은 세계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작가고, 현역 최고의 스릴러 작가입니다. 신작을 기복 없이 팔아치우는 작가 파워는 여전하고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와 ‘여성 살인자 클럽’ 시리즈는 십 수 년이 흘러도 인기 정상입니다.


옹호를 좀 더 하자면 대중소설은 어차피 오락물이고 몇몇 약점을 접고 들어가면 그의 글은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케일은 크고 구성은 단순하고 스피드는 탁월합니다. 일단 잡으면 페이지가 쉭쉭 넘어가는 중독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읽히는 힘. 그것이야말로 장르작가에게 최고의 찬사 아니겠습니까.


 작가 본인이야 한국에서 낮은 인지도에 신경이나 쓸까마는 그의 작품을 꾸준히 봐온 팬 입장에선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타인에게 외면 받을 때의 서운함 같은 것 있잖습니까.


패터슨은 다작을 하는 작가답게 작년 가을 2012년까지 17권의 작품을 쓰기로 계약했답니다. 신작을 통해 한국에서 명예회복을 고대해봅니다.


(참고로 포브스지가 발표한 지난해 작가 수입 2위는 뱀파이어 소설 <트와일라이트>로 4천만 달러를 번 스테파니 메이어입니다. 호러 스릴러 거장 딘 쿤츠가 1천800만 달러로 6위, 법정 스릴러로 유명한 존 그리샴이 1천500만 달러로 8위, 조앤 K 롤링은 해리 포터 신작이 없는 관계로 10위까지 떨어졌습니다. 로맨스를 주로 쓰는 다니엘 스틸과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각각 4위, 9위에 오른 걸 보면 돈은 장르작가가 다 쓸어 담네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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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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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야기꾼 2010.10.06 1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군요. 우연히도 지금 제임스 패터슨의 <첫번째 희생자>읽고 있는데요, <시간의 침묵>처럼 묵직한 맛은 사라졌지만, 술술 읽히는 맛은 최고입니다. 저 양반 한 달 수입만큼이라도 평생 벌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2. decca 2010.12.09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맥락이긴 하지만 페이퍼백 시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책을 소비하는 시장(읽고 버리고, 중고책으로 팔고 등등)이 국내에는 없어서, 저런 미국의 일류 스릴러 작가들과 국내 시장은 정말 궁합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국내에 인기 있는 스릴러 작가들은 대중성보다는 평론가들에게 인정 받은 작가들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필론 2010.12.14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을 즐겨 읽습니다. 올해 론칭한 Jack Morgan 시리즈의 Private도 재미있더군요.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이 한국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좀 안타깝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