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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06 추리소설의 참고도서들 ①

추리소설을 많이 읽다 보니 책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참고도서(Reference Book, 일본에서는 '주변서(周邊書)'라고도 표현하더군요)도 그럭저럭 책꽂이의 자리를 꽤 차지하고 있네요. 예전부터 참고도서에 대해 한번쯤 소개하고 싶었는데 게으름 때문에... ㅠㅠ



영화를 많이 보면 평론이나 주변 이야기들을 알고 싶어지는 것처럼, 추리소설도 작품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이야기도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때 도움이 되는 것이 이런 책들이지요. 참고도서는 다양한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예전 <계간미스터리>에 관련 글을 간략하게 쓴 적이 있어서 다시 여기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작가론(作家論)․평론(評論)

작품에 대한 평론들을 엮은 책. 한 명의 작가를 다루기도 하고, 여러 작가의 작품에 대한 평론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작품 평론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기와는 다르다. 작가와의 인터뷰도 이 부류에 속한다. 


● 전기(傳記)  

이른바 위인전(偉人傳)으로 익숙한 ‘전기’는 -반드시 위인(偉人)의 범주에 넣기는 어려워도 - 추리소설가의 생애를 기록한 저작이다. 남이 쓰기도 하지만 본인이 쓰는 자서전도 드물지 않다.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등의 유명 작가들은 여러 사람이 다양한 방면으로 조명하기도 하며, 때로는 서간문(書簡文)을 엮은 책도 있다.


● 서평집․작가의 에세이

서평집이나 에세이집은 특히 일본에 무척 많은 편이다. 추리소설가들이 소설 이외에도 글을 쓸 지면이 많은 덕분에 몇 년간에 걸친 추리소설 관련 이야기나 잡문(雜文)들을 엮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거의 모든 책에는 작품 해설이나 서평이 들어가 있는데, 이런 글들이 집약되어 출간된다.


● 추리소설 역사서

문자 그대로 추리소설의 역사서. 넓은 의미에서 추리소설의 통사(通史)를 다루기도 하며, ‘하드보일드’나 ‘여성 작가’등 특정 분야의 역사를 다루기도 한다. 한국 추리소설의 통사는 아직 나온 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조사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나오리라 기대된다.


● 미스터리 사전, 작가 사전

추리소설에는 다양한 용어와 트릭이 나오며 등장인물들도 유명하다. 또한 작가들의 수도 엄청나게 많은데 이들을 사전식으로 정리한 미스터리 사전이 있으며, 작가만을 따로 묶어 만든 사전이 있다. 간단한 개요 설명으로 이루어진 소사전(小辭典)이 있는가 하면 저작 목록까지 자세하게 첨부된 대형 사전도 있다.


● 가이드북

서점에는 무척 많은 작품이 깔려 있지만 독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되는 것이 가이드북이다. 주제별 분류, 작품 성향, 작가 특징 등 다양한 설명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베스트셀러에 끼지 못해 가려져 있던 좋은 작품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매년 연감 형식으로 출간되기도 한다.


● 특정 주제를 다룬 책

추리소설에서 다루어지는 ‘밀실’이나 ‘암호’, ‘소녀 탐정’ 등 다양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저작. 특정 부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된다.


● 추리소설 작법

글 쓰는 추리소설가 지망생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최근의 작법 책은 딱딱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쓰여 있어 작가가 될 생각이 없는(!) 독자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커피테이블 북

커피 테이블 북(Coffee Table Book)이란 탁자에 올려놓고 손님들이 슬쩍슬쩍 살펴볼 수 있도록 화보 위주로 구성된 양장본 책을 일컫는다(물론 반드시 탁자 위에 올려놓을 필요는 없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사진이나 삽화 등이 실려 있으며 내용도 대개 그리 복잡한 편이 아니라서, 심심할 때 책꽂이에서 꺼내 볼 만한 책들이다.


● 미스터리 서지학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추리소설이 출간되었는데, 누구의 어떤 작품이 언제 어디서 출간되었는가 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어느 정도 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본격적인 서지 조사는 대부분 이러한 단행본에 의존해야 한다.  

(계간미스터리 2011년 여름호에서)


물론 이 분류는 편의적이므로 권위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가장 처음 읽은 참고도서가 무엇이었는지 곰곰 생각해보니, 아마도 <세계의 명탐정 50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도 추리퀴즈 분야에서 이름 높은 후지와라 사이타로(藤原宰太郎, 1932~)가 1972년 출간한 이 책은 당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것 같습니다(제가 가진 책은 1977년, 62판으로 되어 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 해문출판사에서 이가형 선생 번역으로 출간되었는데, 그때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제목이 <세계의 명탐정 44인>으로 바뀌고 - 일본 탐정이 빠졌더군요 - 판형도 세로줄에서 가로줄로 바뀌었던데, 그건 따로 구하질 않았습니다. 원서와 번역서를 비교해보면, 페이지까지 모두 일치합니다(번역판 삽화에는 어느 정도 수정이 있었는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책이었으니 납득이 됩니다^^). 


이 책은 50명의 탐정이 50개의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퀴즈 책으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참고도서로 볼 수 있을지 약간 아리송하지만, 사건 현장을 보여주는 삽화 외에도 탐정의 약력, 얼굴 일러스트도 있어서 한동안 제게는 탐정 사전의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아는 탐정이 별로 없었는데, 자유추리문고 등이 나오면서 '아, 이 작품에 이 사람이 나오는구나' 하고 반가워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거의 동시에 <세계의 위인은 명탐정>도 나왔는데, 이 역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여긴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들만 등장하는 문자 그대로의 퀴즈북이라 참고도서의 범주에 넣긴 어렵겠습니다.


후지와라 사이타로는 20여년이 지난 1993년에 <속(続)・세계의 명탐정 50인>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번역되질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퀴즈북도 참고도서의 하나로 끼워넣어야 할 것 같은데... 별난 책들도 있으니 나중에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어쨌든 <세계의 명탐정 50인>은 어느 소년을 추리소설이라는 어둠의 세계로 이끌어 간 못된(?) 책이었습니다. ㅠㅠ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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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추리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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