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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동 다락방

추리소설의 삽화 ① 김내성과 정현웅

요즘은 추리소설에서 삽화를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대개 삽화는 단행본보다는 잡지나 신문 등에 연재할 때 실리는데, 그런 연재 지면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이겠고, 두 번째로는 아마도 비용 절감 측면, 즉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작가의 원고료 이외에 화가의 삽화 비용까지 들이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 삽화는 비용이 많이 들겠고, 반대로 그저 그런 삽화는 작품 분위기까지 깎아먹을 수 있으니 양날의 칼 같은 존재이긴 합니다.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를 조사하다 보니 신문과 잡지 등을 많이 찾게 되는데, 추리소설이 잡지에 실리던 식민지 시기부터 스포츠 신문에 연재되던 1990년대까지 반세기 넘는 동안의 자료에서 꽤 많은 삽화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삽화들은 단행본이 아닌 정기간행물에 실린 탓에 기억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재소설이야 인기를 끌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단행본으로 출간되지만, 거기에 삽화가 함께 실리는 경우는 거의 보기 힘들었으니까요.
많지는 않지만, 그 동안 잊혀져 왔던 추리소설의 삽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순서도 제각각이 될 것 같고, 일단은 작품 설명보다 그림만 올리게 되겠습니다. 삽화를 그린 분들에 대한 조사는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해서, 수박 겉핥기가 될까 걱정스럽긴 합니다만…

먼저 김내성의 작품 속 삽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전속계약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으니 특정 작가에 특정 화가가 꼭 붙어 다닐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여러 작품을 함께 하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습니다. 김내성의 경우 정현웅(鄭玄雄, 1911-1976), 김용환(金龍煥, 1912~1998), 김영주(金榮注. 1919- 1998) 등 세 분이 눈에 띄는군요.

우선 정현웅의 작품부터 시작할까요.

김내성은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후인 1937년  조선일보에 「가상 범인」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의 한국 문단 첫 번째 추리소설이지요. 이 작품에 삽화를 맡은 사람이 정현웅입니다.

 

 

김내성의 첫 성공작이라고 할 만한 「백가면」('소년'에 연재)에서도 훌륭한 솜씨를 볼 수 있습니다(삽화가의 이름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듬해인 1938년 잡지 조광에 발표한「살인예술가」의 삽화 역시 정현웅이 맡았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맡았지요. 아래 작품은 단편입니다.

 

정현웅은 한국 전쟁 발발 후 월북하면서 김내성과의 인연이 끊어집니다(물론 본인도 삽화를 그리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합니다만). 정현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정현웅 전집」(청년사, 2011),「시대와 예술의 경계인 정현웅」(돌베개, 2012) 등을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