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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명탐정 열전 ⑨ 필립 말로우 필립 말로우(Philip Marlowe) 1959년 미스터리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사망하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챈들러는 사립탐정을 국민적 영웅으로 만들었다’라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그 사립탐정이란 바로 로스앤젤레스의 독신 사립탐정 필립 말로우라는 인물이다. 챈들러의 표현에 의하면 말로우는 “외롭고, 가난하며, 위험하며, 인정 있는 사나이”이며, 팬들은 그를 “현대의 기사(騎士)”로 추앙하고 있다. 처음 등장했던 에서 그의 나이는 33세였으며, 6피트(약 183cm), 190파운드(약 85kg)의 작지 않은 체격이지만 우람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약간 마른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짙은 갈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를 지닌, 외모만으로는 그다지 튀는 면이 없는 중년 사나이지만 여자들은 종종 그에게서 야수(野獸..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⑧ 캐드펠 수도사 캐드펠 수도사(Brother Cadfael) 12세기, 세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이해를 돕기 위해 한반도를 예로 들자면 고려시대 중반으로 묘청의 난, 무신의 난이 벌어졌으며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집필하던 시기였다. 지구 반대편인 영국에서는 과학적인 도구도 없이 기묘한 사건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노련한 수도사가 한 사람 있었으니 그가 바로 캐드펠 수도사이다. 베네딕트 수도원 소속의 수사인 캐드펠은 명민한 두뇌와 파란만장한 과거를 숨긴, 겉으로 보기엔 느긋하게 약초를 재배하는 조용한 50대 후반의 노인이다. 웨일즈 출신 귀족의 아들인 그는 첫 번째 십자군 전쟁에 참가해 예루살렘 탈환의 현장에도 있었으며, 또한 10여 년 간 선장으로서 팔레스타인 연안 경비를 맡아 이슬람의 해적과도 싸웠다. ..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⑦ 페리 메이슨 페리 메이슨(Perry Mason)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무래도 형사, 사립탐정 등 사건과 직접 마주치는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이들 못지 않게 범죄 사건과 마주칠 수 있는 직업으로는 먼저 변호사를 들 수 있겠다. 그렇다면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변호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캘리포니아의 변호사 페리 메이슨을 첫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인 가드너에 의하면 그의 인상은 다음과 같다. “그는 듬직한 인상을 준다. 살이 쪄서 듬직한 것이 아니라 다부지고 힘있는 듬직함이라고 할 수 있다. 넓은 어깨, 빈틈없는 얼굴, 그리고 인내력 있어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다.”(사실 이런 인상은 체격에서 약간 차이가 날 뿐 작가인 가드너의 자화상과도 같다) 중년의 독신 형사..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③ 오귀스트 뒤팽 오귀스트 뒤팽 “분석적인 정신 기능 그 자체는 거의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것이 얻어내는 효과에서 그 실체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해 확실한 것 중 하나는 그러한 자질을 충분히 갖춘, 혜택을 받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언제나 아주 생생한 기쁨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분석가는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거기에서 기쁨을 찾아낸다. 그는 수수께끼, 어려운 문제, 암호를 좋아하며 그것들을 풀 때는 여느 사람의 이해력으로 보면 초인적인 것처럼 여겨진다. 따라서 그가 내리는 결론은 진실로 질서정연한 순서를 거쳐 얻어지는 것인데도 얼른 보기에는 직감적인 해답처럼 생각되기 마련이다.” (‘모르그 거리의 살인’에서) 앞의 글이 어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젊은 신사, 그것도..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② 브라운 신부 날카로운 직관 - 브라운 신부 코넌 도일이 창조한 명탐정 셜록 홈즈가 명성을 날리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무렵, 미스터리의 붐을 타고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가지각색의 탐정들이 등장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찻잔 속 돌풍 정도의 화제도 되지 못한 채 금방 잊혀졌다. 이른바 ‘셜록 홈즈의 라이벌들’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인기를 얻은 주인공들도 있지만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홈즈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치 있는 인물은 흔치 않다. 브라운 신부는 그 흔치 않은 인물 중에서도 단연 첫 손에 꼽을 만한 인물이다. 가톨릭 신부라고 하면 위엄 있고 중후한 풍채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브라운 신부는 그런 모습과 한참 거리가 멀다. 그가 처음 등장하는 단편 ‘푸른 십자가’(1911)에 묘사된 용모..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① 셜록 홈즈 큰 키, 매부리코 '미로의 해결사' 셜록 홈즈 작품 속의 어떤 인물이 너무나 유명해지면 마치 실제로 존재했던 것처럼 여겨지거나 어떤 분야의 대명사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를테면 현실을 무시한 몽상가는 ‘돈키호테’,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에 비유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주류 소설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탐정들이 등장했던 미스터리 작품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 사나이가 있다. 마른 체격에 큰 키, 날카로운 눈빛과 매부리코, 그리고 예리한 추리력으로 상징되는 셜록 홈즈가 바로 그 주인공. 미스터리에 그다지 관심 없는 사람에게도 그의 이름은 탐정의 대명사로서 묵직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주홍색의 연구’에서 독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홈즈는 평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