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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고전] 흑묘이변 - 윤백남 흑묘이변(黑猫異變) 윤백남 작품에 대해서 현대 추리소설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중 확인 가능한 최초의 한글 번역 작품은 추리소설이 아닌 「상봉 相逢」(원제: The Assignation/김명순 옮김)으로 1922년 잡지『개벽』에 실렸습니다. 다음으로 번역된 작품은 1925년 『시대일보』에 5일간 연재된 「흑묘물어(黑猫物語)」(옮긴이 불명)로, 원작이 「검은 고양이(The Black Cat)」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지요. 이 작품은 3년 후인 1928년에도 잡지『원고시대』에 「검둥고양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습니다(강영한 옮김). 「모르그 거리의 살인」을 비롯한 포의 추리소설은 현학적이고 복잡했던 탓인지 초기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데 반해 포의 공포 단편소설 중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 더보기
명탐정 열전 ③ 오귀스트 뒤팽 오귀스트 뒤팽 “분석적인 정신 기능 그 자체는 거의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것이 얻어내는 효과에서 그 실체를 짐작할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해 확실한 것 중 하나는 그러한 자질을 충분히 갖춘, 혜택을 받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언제나 아주 생생한 기쁨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분석가는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거기에서 기쁨을 찾아낸다. 그는 수수께끼, 어려운 문제, 암호를 좋아하며 그것들을 풀 때는 여느 사람의 이해력으로 보면 초인적인 것처럼 여겨진다. 따라서 그가 내리는 결론은 진실로 질서정연한 순서를 거쳐 얻어지는 것인데도 얼른 보기에는 직감적인 해답처럼 생각되기 마련이다.” (‘모르그 거리의 살인’에서) 앞의 글이 어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젊은 신사, 그것도.. 더보기
테마로 읽는 미스터리 <35> 추리작가들의 비밀 누구도 알기 어려운 비밀 세상은 거짓말장이로 가득 차 있다. - 에버라드 도미니 (1920) 에드워드 필립스 오펜하임 추리작가들은 죽음, 수수께끼, 음모, 시기, 질투…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소재를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하지만, 그들의 평상시 생활은 여느 사람들과 그리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작품이 엄청나게 많이 팔려 돈이 많아진다면 생활수준은 당연히 높아지겠지요. 또 요즘은 독자가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 터라 해외의 스타급 작가들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매스컴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작가의 신간 안내나 인터뷰 기사가 문화면에 실리는 것 못지않게 작가가 사기를 당했다든가 표절로 제소됐다거나 혹은 바람을 피우다가 이혼소송을 당했다는 기사도 실리곤 하죠. 게다.. 더보기
테마로 읽는 미스터리 <32> 고양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 "우리 집 고양이는 폭군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 레이먼드 챈들러, 1948년 제임스 샌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양이는 어쩐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짐승 같습니다.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산 것은 고대 이집트 역사에도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5천년 이상 되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으면서도 사람보다는 고양이 쪽에서 먼저 거리를 두곤 하죠(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개하고는 많이 다르더군요). 또 서양에서 검은 고양이는 마녀의 사자이며 악(惡)이나 죽음을 의미할 정도로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제임스 본드의 숙적인 스펙터의 우두머리 블로펠드가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장면은 그런 시각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금기는 무척 뿌리 깊.. 더보기
테마로 읽는 미스터리 <24> 괴짜 작가 소설보다 더욱 극적인 사람들 "당신 여권에는 작가라고 되어 있지만, 그건 아주 융통성 있는 단어이지요." - 피터스가 라티머에게 - (1939) 에릭 앰블러 추리소설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주인공에게 특유의 개성을 불어넣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사실상 천재 탐정이 드물게 된 요즘도 주인공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기 위한 작가의 노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요. 그렇다면 그렇게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을 만들어 낸 작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탐정보다 더 기발하고 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도 같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인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사생활을 철저히 숨기려는 작가도 드물지 않습니다. 장님 탐정 맥스 캐러도스 시리즈의 작가 어네스트 .. 더보기
테마로 읽는 미스터리 <19> 술 마시는 사람 애주가, 주정뱅이, 알코올 중독자 세상에는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남자가 처음으로 술을 마셨을 때, 다른 하나는 여자가 마지막 한 잔을 마셨을 때이다. - (1908) O.헨리 술. 술자리는 친구, 동료, 혹은 명절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자리일 수도 있겠지만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는 그런 자리가 괴롭기만 하죠. 또 음주가 지나치면 좋지 못한 일(따로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이 생길 때도 많습니다. 이렇게 술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괴로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문학적 측면에서 보면 술은 매우 쓸모 있는 소도구로, 웬만한 작가라면 음주 취향만으로 등장인물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을 쉽게(혹은 상투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 와인을 즐기는 도시적인 인.. 더보기
테마로 읽는 미스터리 <15> 괴짜 주인공 평범한 것은 싫다 탐정 일이란 천한 짓이지. 오직 신사나 악당만이 할 수 있어. -키스 이네스 (1945) - 글래디스 미첼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때그때 달라지긴 합니다. 예를 들어 멜로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잘생기고 인간성은 훌륭하고 머리 역시 좋아서 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인물들이 태반입니다. 다만 너무 착한 것이 약점일 뿐. 이 주인공들은 어떤 위험과 마주쳐도 죽지 않으니(좀 고생은 합니다만) 초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나 TV처럼 눈으로 보는 것에 의존하는 영상 매체에서는 잘생긴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반면 추리소설은 두뇌의 오락이라는 측면이 강한 탓에 등장인물들, 특히 탐정들의 외모나 성격은.. 더보기